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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일당 7만원… 비를라카본 사내하청 노동자들 고공농성 돌입

여수국가산단 내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지 67일을 맞이했다.

10년차 일당 7만원, 한달에 초과근무만 100시간. 법도 상식도 지켜지지 않는 현장을 바꾸겠다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원청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5월 8일 새벽 04시 30분경 노동조합의 간부 2명이 공장내 제품저장탱크 상단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비를라카본코리아 사내하청지회는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결사항전의 마음으로 농성을 시작했다. 원청은 이제라도 책임있게 교섭에 임해야 한다. 여수 관계기관은 고공농성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마무리하고,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8일 오전 10시 30분 ‘비를라카본코리아(주) 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전문.

[기자회견문]

‘인간답게 살고 싶다’
총파업 승리를 위한 고공 농성에 들어가며

총파업 67일을 맞이합니다.
이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노예의 삶을 더 이상 거부합니다.

10년차 일당이 7만원, 한달 초과근무 100시간!
법도 상식도 무너져버린 현장을 바로 세우고자 나선 길입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서야 종업원이 아닌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긴장된 마음으로 총파업을 돌입하고서야 우리도 공장의 한 주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총파업 하루하루가 더해질수록 더욱더 애가 타고 피가 마릅니다.
‘사내하청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싶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되새깁니다.
우리들은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는 진리를 확인했습니다.

회사는 우리가 여전히 말한마디 못하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일하는 종이기를 원합니다.
교섭은 그저 숫자놀음, 말장난이었습니다.
우리 임금의 3배를 주고 대체인력을 고용하면서 우리를 조롱했습니다.
지금도 그들은 우리가 스스로 포기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사항전입니다.
두려움없이 싸우겠습니다.
뻔히 보이는 생계의 어려움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그동안의 설움 떨쳐내고, 당당하게 투쟁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힘겨움에 찌들고, 주눅들어 축 쳐진 모든 사내하청노동자의 어깨를 펴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자본의 악랄함을 이겨내는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조합원 동지들!
우리 승리할 때까지 지금처럼 웃으면서 서로를 위해주면서 헤쳐 나갑시다.

민주노총 동지들!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노동자들의 연대는 자본의 비열함을 이겨낼 것입니다.
승리할 때까지 우리들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함께 합시다.

국민 여러분!
사내하청노동자의 호소에 귀기울여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저희들은 이제 마지막 행동에 들어갑니다.
이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

2023년 5월 8일

비를라카본코리아사내하청지회장 최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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