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거통고조선하청지회, 웰리브지회와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오션이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노동탄압과 일방적인 노무관리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한화오션을 ‘살인기업’으로 규정하며 지역사회 공헌과 노동자 처우 개선, 안전 여건 개선 등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 한화오션, 고소·고발 남발 및 ‘살인기업’ 오명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한화오션이 지난 2024년 임단협 교섭 과정 중 111명(중복 포함)의 조합원과 노동조합 간부를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중대재해로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화오션을 ‘살인기업’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기업이 조선업 호황 속에서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한화오션은 2025년 9559억 원, 2026년 1조 3060억 원, 2027년 1조 77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신뢰와 노동자 처우 개선, 안전 여건 개선은 찾아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 지역사회 공헌 외면 및 노사관계 최악
한화오션은 대우조선 인수 당시 지역사회 공헌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거제시민들의 기여로 성장해 온 향토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역 마이스터고 졸업생 정규직 채용 약속은 2023년과 2024년 모두 이행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부족한 일자리를 이주노동자로 채우고 있다고 지적됐다.
노사관계 역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화오션은 인수 당시 노동조합과 합의했던 300% 수준의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을 작업중지권 이양과 스마트 야드 진행 과정 중 노동자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장비 배치 고집 등 납득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워 지급하지 않고 있다. 반면,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3명의 자녀들은 수백억 원에 달하는 RSU를 받아 챙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더욱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또한 한화오션은 지난해 임단협 과정 중 특수선 파업 참가자 46명을 고소하고, 정당한 노조 집회를 불법으로 몰아 대우조선지회 간부 13명을 고소·고발 조치했다. 일방적인 식당 이원화에 항의하는 노조 간부 8명을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했으며, 노동 3권에 따라 정당하게 진행된 파업 참가자 44명을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하는 등 노조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 ‘갈라치기’ 경영 및 하청노동자 외면
한화오션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경영은 이주노동자 일방적 채용, 생산조직 통폐합과 작업장 재배치를 통한 대규모 외주화, 필리조선소 등 대규모 해외투장에 따른 인력 이동 일방 추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내 식당과 복지, 수송을 운영 중인 웰리브와의 계약을 미루며 500여 명의 노동자 고용을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 식당을 일방적으로 이원화하여 풀무원과 웰리브가 함께 운영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정인섭 사장은 지난 4월 17일 “웰리브 내부의 문제로 식사 공급이 안 되면 야드를 세워야 한다”며 “무조건 복수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노동조합의 파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노동자의 단결권을 저해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청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김형수 거통고조선하청지회장의 고공농성이 60일을 넘었지만 한화오션은 아무런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청노동자들은 그동안 빼앗긴 정기상여 300% 회복을 요구하고 있지만,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전망하는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하청노동자들은 임금 체불까지 겪고 있다. 지난 4월 1도크에서 일하는 탑재업체 5곳 중 4곳이 월급의 85%만 지급받는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 현재도 하청업체들은 기성금을 선지급 받아 임금을 맞추고 있지만, 한화오션이 기성금 대여금을 회수하려 한다면 대규모 체불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김희철 대표이사 등 최고 경영진은 232,007주 상당의 RSU와 약 180억 원의 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 미국 조선산업 재건 파트너 자격 없어…노동탄압 중단 촉구
이들은 노동자를 외면하는 한화오션이 미국의 조선 재도약 파트너가 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이 일방적인 노무관리와 노동탄압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 할 것이며, 필리조선소의 대규모 채용 역시 그러한 연장선에 있다면 노동자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며 한화오션은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웃기보다 집 안에서 벌어지는 노동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우선적으로 하청노동자의 저임금 구조, 원청노동자를 향한 현장 통제, 외주화로 고용 불안을 겪고 있는 웰리브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