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국정원 동원 ‘선거개입 MB 보도지침’ 만들어”
– 고민정 의원, 대정부질문서 MB정권 당시 <국정원 6.2지방선거 개입 문건> 공개
– 문건 작성 지시하고 보고받은 인물,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 명시
– 언론인 사찰, 블랙리스트 작성 등 구체적 실행계획 담겨 충격적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진구을)은 14일 이명박 정권 시절 언론통제를 통한 선거 개입을 위해 국정원이 작성한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구성 실태 및 고려사항>(이하 국정원 문건) 문건을 공개하며 “이동관 현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는 방송통신위원장에 절대 임명돼서는 안될 인물”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정원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0년 6.2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1월 13일 국정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대통령 비서실 홍보수석실의 요청으로 작성돼 민정수석, 홍보수석, 기획관리비서관에게 보고됐다. 문건의 작성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당시 홍보수석은 현재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다.
고 의원은 “1980년대 전두환 군사정권은 보도지침을 만들어 기사 제목까지 통제하고, 정권에 불리한 기사는 삭제를 지시하는 등 최악의 언론통제로 ‘땡전뉴스’를 만들었는데, 해당 문건의 내용을 보면 보도지침의 망령이 다시 부활한 듯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서두에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정보도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계도활동 강화 필요”하다고 밝혀, 언론통제를 통한 선거개입 목적으로 문건이 작성된 것을 알 수 있다. 또 언론인 사찰을 자행해 방송사 내부 동향을 파악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 비판적 언론인을 배제하는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담고 있다.
문건에는 △MBC-> 좌편향 인물 포진으로 왜곡·편파보도 우려 △방송사 선거기획단에 좌편향 기자들이 침투, 실효성 있는 제재방안 강구로 건전보도 유도 △선거방송심의위원 추천시 좌편향 시민단체 및 특정방송사 관련자 배제 △건전매체 및 보수단체들과 협조, 선거보도 감시단체 조직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당시 박성제 MBC 부장이 “선거기획단에 좌파성향 기자들을 집중 모집”하면서 “선거기획단에서 고생하면 해외 특파원 및 원하는 부서로 이동시켜 주겠다며 유혹”했다는 등 언론인을 사찰한 내용도 담겨 있다.
고 의원은 “이동관 특보는 아들 학폭 당시 자신의 권력과 친분을 활용한 은폐 의혹 만으로도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지만, 정보기관인 국정원까지 동원해 ‘MB 보도지침’을 만들어 지방선거에 개입한 사실만으로도 독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방송통신위원장에 절대 임명돼서는 안 될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동관 특보를 방통위원장에 지명한다면 국민들께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과거 전력을 살려 ‘윤석열 보도지침’을 만들어 언론지형을 재편하라는 게 대통령 뜻이라고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