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청소년의 정신과 약물 처방 환자 수가 최근 4년간 220만 명을 넘어섰으며, 정신병원 입원 환자 역시 2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교와 지역사회 내 심리 상담 등 조기 개입 체계의 부재로 인해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가 약물 치료를 넘어 입원 치료 단계로까지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일 국회에서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만 19세 미만 정신병원 입원 환자가 2020년 1,076명에서 2024년 2,129명으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DHD 등 행동문제로 인한 입원은 같은 기간 266명에서 668명으로, 우울·불안 등 정서문제로 인한 입원은 514명에서 963명으로 늘어나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가 단순한 약물치료를 넘어 실제 입원치료 단계로 심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서 의원실은 밝혔다.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아동·청소년 정신과 약물 처방 현황(2021~2024년)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4년 반 동안 아동·청소년 정신과 약물 처방 환자 수가 총 220만 명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등학생(7~12세)의 우울증 환자가 2배 이상 증가했고, 청소년 여학생(13~17세)에서는 우울·불안 관련 약물 처방이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유아기(0~6세)에서도 항정신병약·항우울제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어 아동정신건강 관리 부재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약물 처방, 초등학생 남아 항정신병약 2배·여학생 항우울제 75%↑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 남아의 항정신병약 환자는 2021년 25,614명에서 2024년 51,584명으로 약 2배 증가했으며, 여아 역시 같은 기간 6,580명에서 14,533명으로 2.21배로 늘었다.
7~12세 전체 아동의 항정신병약 환자는 3만 2천여 명에서 6만 6천여 명으로, 항우울제 환자는 1만 8천여 명에서 3만 8천여 명으로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중·고등학생(13~17세) 구간에서는 여학생 환자가 많았다. 여학생의 항우울제 처방 인원은 2021년 3만 3,864명에서 2024년 5만 9,282명으로 75% 늘었으며, 항불안제 처방도 4만 5,899명에서 5만 6,622명으로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학생의 항우울제 처방은 22,981명에서 39,220명으로 약 71% 증가했으며, 항불안제는 3,004명에서 3,399명으로 13% 증가했다.
유아기(0~6세)의 경우 항정신병약 환자는 남아가 1.75배, 여아는 1.9배 증가했으며, 항우울제 처방 역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수면제 처방은 남아 21%, 여아 19%씩 감소했으나 여전히 수만 명 규모가 유지되고 있어 영유아기 약물 의존 문제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서영석 의원 “학교·지역사회 연계 종합대책 마련해야” 촉구
2021년 대비 2024년 아동·청소년 정신과 약물 처방금액은 항정신병약이 2,227억 원에서 2,663억 원으로 435억 원 증가했고, 항우울제도 666억 원에서 858억 원으로 192억 원 늘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의원급에서 발생해 진료 증가가 곧바로 지역 의원 중심의 약물 처방 확대로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서영석 의원은 “4년 사이 아동·청소년 정신과 환자와 약물 처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초등학생에서 우울증 진료가 폭증하고, 여성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우울 불안이 집중되는 현상은 발달 단계에 맞는 심리 상담 지원이 부족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상담·심리치료보다 약물에 먼저 의존하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복지부는 아동정신건강 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조기개입과 심리치료를 위한 학교·지역사회 연계 중심의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