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공정위에 SK 최태원 회장 SK실트론 지분 인수 관련 의혹 조사요청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SK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29.4% 인수 결정이 회사기회유용을 통한 지배주주에 대한 사익편취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8일 밝혔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SK㈜는 올해 1월 LG로부터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8,139원, 총 6,200억원에 인수하는 결정했고, 약 3개월 후인 4월 6일 SK실트론 잔여지분 49% 중 KTB PE가 보유하고 있던 19.6%를 TRS(총수익스왑) 계약을 통해 추가로 확보했다.
이어 같은 달 24일 우리은행 등 보고펀드 채권단이 보유하던 29.4%를 최태원 회장 개인이 동일한 방식으로 확보해, SK실트론은 SK㈜와 최태원 회장이 사실상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문제는, SK㈜의 SK실트론 지분 51% 인수 후 49%의 잔여지분 취득에 관한 것으로, SK㈜는 당초 매입가에서 경영권프리미엄이 제외돼 30% 할인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는 SK실트론 잔여지분을 전부 취득하지 않고 이중 19.6%만 취득했고, 나머지 29.4%는 SK㈜의 이사인 최태원 회장이 취득했는데, 이는 상법과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회사기회유용에 해당될 소지가 크다게 경개련의 주장이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23조의2(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특수관계인이나 특수관계인이 일정지분 이상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에 대해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SK㈜ 측은 법률검토를 거쳐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는 회사기회유용에 해당하지 않고, 재무적 부담 및 투자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29.4%의 지분을 취득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경개련은 “SK㈜는 회사가 포기한 투자기회를 경쟁업체 또는 제3자가 아닌 최태원 회장이 투자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키고 있으나, 그것이 최태원 회장의 지분 취득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이 조만간 상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향후 상당한 이득이 예상되는 SK실트론의 지분 인수를 SK㈜가 아닌 지배주주인 최태원 회장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더 타당해 보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