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발생한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2주기를 맞은 가운데, 예비 교사들이 해당 사건을 “나의 일”로 인식하며 정부와 교육 당국에 실질적인 교육 현장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은 18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복되는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며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했다.
교대련은 기자회견에 앞서 ‘서이초 2주기 전국 교대생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교대생들은 서이초 사건 당시 매주 이어졌던 교사 집회와 추모 물결, 그리고 입학 후 반복되는 사망 사건을 접하며 서이초 사건이 점점 자신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교대생 중 절반은 서이초 사건 이후에 입학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같은 상황을 겪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하며 학교 수업에서 민원 대응을 배우고 싶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고 교대련은 설명했다.
■ 불안감 속 교육 현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예비 교사들은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할 대책이 없어 대학 수업이나 현장 교사의 조언, 개인의 역량에 의존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무력감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윤상화 교대련 의장(서울교대 총학생회장)은 발언을 통해 “교대에 첫발을 디디며 꿈꿔온 교직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성장하는 보람찬 일이었지만, 예비 교사들은 교사들이 무방비하게 악성 민원에 노출되고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안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과연 미래의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의 온전한 모습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 “더 이상의 죽음은 없어야” 예비 교사들의 간절한 외침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 3학년이자 예비교사 네트워크 ‘폴짝’ 전국대표인 서우문 씨는 “서이초 이전에 교육대학교에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은 좋은 직업이라며 긍정적인 이야기를 건넸지만, 서이초 이후로는 걱정의 말부터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교대생들은 이제 서이초라는 보편 기억을 공유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시작하는 저마다의 교육과 학생들을 향한 애정이 새겨져 있다”고 덧붙였다. 공주교육대학교 1학년 성예린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이초 사건을 접하며 많이 울었고, 선생님들의 집회 영상을 보며 마음이 무너졌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녀는 “솔직히 말하면 두렵다. 또다시 그런 비극이 반복될까 무섭다”면서도 “이 소중한 목소리들의 힘을 믿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교대련은 정부와 교육 당국에 2023년 11차례의 교사 집회와 1,200명 예비 교사들의 연서명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또한 모두에게 안전한 학교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의 변화를 촉구하며, 교권 보호가 공교육 강화의 시작임을 역설했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며, 모든 교육공동체가 신뢰 속에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교대련은 이번 기자회견과 이야기 모임을 통해 예비 교사들의 불안과 함께 교육에 대한 열정을 동시에 보여주려 했다. 비록 서이초 사건 이후 법과 제도가 일부 정비되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미미하다는 점은 정부와 교육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예비 교사들의 목소리가 단순히 불안을 표출하는 것을 넘어, 능동적으로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지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행사가 교육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교대생들이 경험 부족으로 인해 현장의 어려움을 과장하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들의 불안감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현실의 반영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