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최근 4년간 인천의 핵심 전략산업인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조사·연구를 단 한 건도 수행하지 않아 지역 경제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방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는 인천을 글로벌 바이오 메카로 육성하려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 역행하며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에 따르면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2022년부터 2025년 8월까지 발표한 총 23건의 조사·연구 보고서 중 바이오 관련 보고서는 전무했다. 이는 지역본부가 각 지역의 경제 현황을 조사·연구하고 산업 동향을 분석하여 안정적인 지역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하는 법적·제도적 책무를 진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 다른 지역본부, 신산업·첨단산업 연구로 지역 현안 선제 대응
인천본부의 연구 방향은 다른 지역본부들의 움직임과도 대비됐다.
같은 기간 동안 전북본부는 농축산·신재생에너지·관광 분야에서 29건, 대전세종충남본부는 첨단산업 및 세종시 경제효과 분석 등 27건의 보고서를 발간하며 지역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천본부는 대부분의 연구를 물류·항만 등 전통 산업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인천은 정부가 지정한 K-바이오 클러스터이자 수십만 개 일자리와 수십조 원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미래 성장 동력의 중심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관련 연구 보고서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는 것은 유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다국적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집적하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중추 산업을 연구하지 않는 것은 중앙은행 정책 대응력을 떨어뜨리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국정감사서 연구 방향 및 조직 운영 점검 예고
정 의원은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한국은행 인천본부의 연구 방향과 조직 운영을 꼼꼼히 점검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인력과 예산 확충, 전문 인력 배치, 산업별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핵심 산업 외면은 결국 지역 경제의 미래 성장을 저해하고 한은의 정책적 개입 여지를 축소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