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6일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 앞에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게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사회·경제 주요 기사

‘직접고용’ 미루는 기후부…발전소 비정규직 노조, 김성환 장관 항의 방문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6일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 앞에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게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6일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 앞에서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게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는 26일 오후 2시 서울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 앞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면담했다.

이들은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고용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이날 김 장관은 에너지 공기업 안전관리체계 점검회의 참석을 위해 한전 남서울본부를 방문했다.

대책위는 정작 발전소에서 가장 위험한 공정을 담당하는 한전KPS 2차 하청노동자들이 이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을 비판하며 장관 방문 현장을 직접 찾아 항의 행동에 나섰다.

대책위와 노동자들은 현장의 안전을 논의하는 자리에 당사자가 빠져서는 근본 대책이 나올 수 없다고 지적하며 장관에게 직접 목소리를 전달했다.

■ 핵심 쟁점 제기: ‘직접고용해야 사고 멈춘다’

이날 항의 행동 현장에서는 노동자 대표들과 김성환 장관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김 장관을 향해 고 김충현 노동자 사망 이후 한전KPS 비정규직 직접고용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기후부도 이미 보고받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영훈 지회장은 직접고용을 해야 사고도 멈출 수 있다며 기후부의 명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답해야 한다고 장관의 책임 있는 답변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어 박준선 김충현 대책위 조직팀장 역시 장관이 태안화력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강조했지만, 실제 현장 상황을 보면 내년과 후년에 수백 명이 해고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박준선 조직팀장은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7년이 지났지만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 노동자들은 여전히 정규직 전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기후부가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들의 이러한 절박한 요구와 우려에 대해 김성환 장관은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김 장관은 “발전소 해고자가 늘어난다고 어떻게 장담하느냐”며, “왜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느냐”고 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를 반박했다. 또한 직접고용의 구체적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기후부도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장관의 태도에 대해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구체적 대안이나 직접고용에 대한 명확한 방향도 없는 답변이라며, 정원과 예산, 고용구조를 결정하는 부처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 불법파견 확인에도 논의 지연…노동계 “책임 회피” 비판했다

이번 항의 행동의 주된 배경에는 고 김충현 노동자 사망 이후 법원 판결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으로 불법파견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부가 직접고용 논의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이 자리 잡았다.

법원과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확인에도 불구하고 한전KPS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논의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대책위는 지적했다.

기후부는 원자력 포함 여부, 정원 및 인건비 문제, 경쟁체제 유지 등을 이유로 들며 직접고용 논의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동해화력발전소와 울산화력발전소 등에서 중대재해가 다시 발생하는 등 현장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책위는 협의체 논의가 지연되는 동안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기후부가 현장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책위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후부 장관에게 네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했다.

이들은 ▲한전KPS 재하도급 비정규직 전원을 직접고용할 것 ▲연료·환경설비운전 노동자를 발전사가 직접고용할 것 ▲경상정비 노동자를 한전KPS가 직접고용할 것 ▲기후부는 협의체 논의 지연을 중단하고 즉각적인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특히 대책위는 김충현 협의체 구조상 직접고용 문제는 기후부 장관의 정치적 결단 없이는 진전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후부는 발전 5사와 한전KPS 등 발전 공공기관의 정책, 정원, 예산, 경쟁체제, 민간정비 구조를 관장하는 최종 정책 결정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구조, 하도급 체계, 안전관리 체계 역시 기후부 정책의 직접적 영향 아래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기후부는 발전소 비정규직 직접고용안에 대해 반대, 보류, 추가 검토 등의 입장을 반복하며 협의체 핵심 논의들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이 대책위의 판단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발전소 민영화 과정에서 해고된 도서발전소 노동자도 참석해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발전소 민영화로 인해 해고된 노동자들이 있다며,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문제를 정부가 살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김성환 장관에게 별도의 면담을 다시 요구하며, 에너지 공기업의 안전대책을 논의하려면 현장노동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와의 대화 없이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은 마련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분명히 전했다.

한편,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책위는 11월 19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에 돌입한 상태였다.

이번 농성은 불법파견이 확인된 이후에도 직접고용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노동자들은 교대로 농성장을 지키며 매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대책위는 오는 11월 27일 열리는 8차 전체회의에서 기후부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직접고용에 대한 분명한 결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정부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11월 28일에는 ‘죽음의 발전소를 멈춰라’ 추모문화제를 개최하고, 12월 10일에는 김용균 노동자 7주기 추모 결의대회를 통해 위험의 외주화 구조를 사회적으로 다시 한번 환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투쟁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발전소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요구는 사법기관의 불법파견 판결에 기반하고 있음에도, 공공기관의 인력 및 예산 구조를 관장하는 주무 부처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김충현 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기후부가 제시할 구체적 대안과 결단 여부가 발전소 안전 문제 및 노동자 고용 구조 개선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