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평화나무 기독교회복센터 소장은 21일 유튜브 김용민TV에 출연해 전광훈 목사의 피선거권뿐만 아니라 선거권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 전광훈 목사, 선거권 박탈 논란의 전말
김 소장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는 지난 2018년 19대 대선 당시 교인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를 무려 397만 건이나 발송한 혐의를 받았다.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그는 반성 없이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김 소장의 지적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전광훈 목사는 구속되었으며, 정치자금법은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었다.
공직선거법 18조 1항 3호는 선거권 박탈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소장은 이 조항을 근거로 전광훈 목사가 선거범에 해당하며, 집행유예 형이 확정된 후 10년 동안은 선거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아직 2029년까지 4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현재 전광훈 목사는 사실상 투표권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공직선거법 19조는 ’18조 3항에 해당하는 자’는 피선거권 또한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소장의 주장은 전광훈 목사가 차기 대선 출마 자격 자체가 없다는 것을 시사하며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향후 보수 진영의 재편과 대선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윤어게인 신당’ 움직임과 국민의힘의 고심
한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고, 이른바 ‘윤어게인 신당’ 창당에 나섰던 배의철·김계리 변호사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식사를 하는 등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 인사들의 움직임을 본격화하며 국민의힘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중도 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반발한 강성 보수 인사들이 세력화에 나서면서 국민의힘은 더욱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전 목사의 출마 등으로 인해 보수 지지자들의 표가 분산될 경우, 다가오는 대선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우려다. 실제로 전 목사는 지난 19일 ‘4·19 광화문 혁명 국민 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정치적 파장을 일으켰다.
전 목사의 출마 선언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 대한 비판보다는 국민의힘에 대한 강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국민의힘 8명 예비후보들이 광화문과 가까이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래서 나는 대통령으로 출마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당선시키면 당선시켰지 국민의힘 8명은 절대로 당선시키지 않겠다”고 덧붙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 국민의힘의 딜레마와 정치적 파장
‘윤어게인 신당’ 창당을 추진했던 배의철·김계리 변호사 역시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계리 변호사는 최근 SNS에 윤 전 대통령, 배의철 변호사와 함께 식사하는 사진을 게재하며 이들의 관계를 시사했다. 비록 신당 창당 기자회견은 취소되었지만, 이는 언제든 세력화가 가능하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전 목사의 대선 출마는 국민의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비록 그의 득표력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난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전 대표의 표 차이가 불과 0.7%포인트에 불과했기 때문에, 보수 표 분산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전 목사가 참여한 자유통일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2.2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준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 목사 등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부터 경선 붐을 일으키고 대선을 포기하지 않도록 당의 총력을 끌어모아야 한다”며 “윤석열 신당이 사실이면 악영향이 분명히 있다. 극단적 보수층까지 우리 후보에 투표를 하게 해야 하는데 1~2%P 차이면 승패에 영향을 준다”고 토로했다.
■ 중도층 이탈 우려와 전망
국민의힘이 전 목사 등을 견제하기 위해 우경화 전략을 택할 경우, 대선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도층의 이탈이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위헌·위법 행위로 탄핵되었음에도 성찰과 반성 없이 전 대통령 편에 서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헌법과 법치주의에 대한 배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경원, 김문수, 홍준표 예비후보들에게 전 목사와의 관계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하며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캠프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을 출당하거나 탈당 권유를 했을 때 (전 목사가) 출마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 목사의 출마와 ‘윤어게인 신당’ 창당 시도 등이 오히려 국민의힘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러한 논쟁이 오히려 당 내부의 입장 정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 대선주자 중 일부가 윤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주장하면서 국민의힘을 압박하려는 시도”라며 “이걸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이) 정리가 되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대선 후보 선출 전까지는 이런 논쟁이 좀 필요하다”며 “그것을 통해 자연스럽게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의 길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