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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정보접근권 후퇴하나…정보통신보조기기 사업 지방 이관, ‘지역 격차’ 우려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 지자체 이관 결정 즉각 철회 요구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이 2026년부터 지자체 자율 신청 방식으로 전면 전환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연맹)이 이에 대한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연맹은 성명을 통해 정부 방침이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을 위협하고, 지역 간 격차와 정책의 지속성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사업 예산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 이관은 사실상 구조적 축소라고 비판했다.

연맹에 따르면,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은 20년 넘게 중앙정부와 전문기관이 협력하여 추진해온 정책이다. 이 사업은 장애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보조기기 지원과 상담, 사후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연맹은 이러한 사업의 핵심 구조를 지자체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정보접근권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간 격차 심화 및 정책 축소 우려

운영체계가 지방으로 이관되면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 시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결국 거주지에 따라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이 불평등하게 보장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연맹은 주장했다. 또한, 정책의 지속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사업 추진 여부가 지자체의 관심도나 예산 여력, 선거 일정 등 외부 요인에 좌우되면서 장기적인 정책 축소와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보여주기식 복지사업으로 일시적인 신청을 택하거나, 선거 전후 복지 예산 증가 시기에만 운영하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저해될 우려도 크다고 연맹은 밝혔다.

■전문성 및 품질관리 단절 가능성

연맹은 지방 이관이 기기 품목 선정, 품질 기준 설정 등 핵심적인 사업 구조를 담당해 온 중앙정부와 전문기관의 역할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전국 통합 기준과 품질관리 체계가 무너지고, 지자체별로 다른 행정 해석과 시행 방식으로 인해 기기 품질, 상담 정확성, 사후관리 수준에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연맹은 예산 축소 문제도 꼬집었다. 2024년 50억 6,300만 원이었던 보급사업 예산이 2025년에는 38억 3,000만 원으로 12억 3,300만 원이 감액된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사실상 지방 이관을 통한 구조적 축소라고 덧붙였다.

■연맹의 요구사항 및 성명서 발표

이에 연맹은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의 지방 이관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예산을 증액하여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책무를 강화하며 ▲사업 개편에 대해 장애계와의 협의 및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장애인의 권리가 정치적인 계산이나 행정 편의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책임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주장은 장애인 복지 정책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권리 보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장기적으로 장애인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저해하고 사회 참여의 기회를 축소시킬 위험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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