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로마티카’ 이어 ‘아크릴’ 상장일도 MTS 버벅… 개미들 “1만원 보상에 분통”
이선훈 대표 취임 후에도 시스템 불안 여전… ‘IT 전문가’ 리더십 시험대
김병철·이영창·김상태 잇는 ‘CEO 리스크’ 우려 증폭
1,300억 원대 금융사고로 전임 CEO가 불명예 퇴진한 지 불과 1년여.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 체제마저 고질적인 전산 장애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한 ‘전략·시스템 통’으로 알려졌음에도, 증권사의 기초 체력인 상장일 트래픽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무늬만 전문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신한 SOL증권’은 지난달 16일 공모주 ‘아크릴’ 상장일 장 시작 직후 주문 및 체결 정보 조회가 지연되는 장애를 빚었다.
해당 장애는 약 4분가량 지속됐다. 1분 1초가 급박한 시초가 형성 구간에서 매도 타이밍을 놓친 고객들은 “예상보다 불리한 가격에 체결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두 달 연속 ‘상장일 먹통’ 망신… 보상은 ‘최대 11만원’ 생색내기 그쳐
문제는 이 같은 장애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아로마티카’ 상장일에도 유사한 전산 장애가 발생해 홍역을 치렀다. 두 달 연속 ‘상장일 먹통’이라는 불명예를 안고도, 회사 측은 근본적인 개선 없이 사후 약방문식 대응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이번 사태를 트래픽 폭주로 인한 일시적 병목 현상으로 규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체결 시스템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었지만, 화면상 가격·체결 정보가 제때 갱신되지 않아 혼선이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산 안정성 강화를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회사는 장애 발생 시간대(오전 9시~9시 19분) 매도 체결분을 대상으로 시초가와 실제 매도가의 차액을 보상하고, 여기에 고객 불편에 따른 추가 보상금을 더해 지급하고 있다.
민원을 접수한 고객들은 거래 금액 등에 따라 적게는 1만 원에서 많게는 11만 원대까지 보상을 안내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상 신청이 계속 진행 중인 만큼 최종 피해 보상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 투자자는 “수억 원이 오가는 공모주 시장에서 고작 1만 원으로 입막음하려는 것이냐”며 “사고는 회사가 치고 피해는 고객이 감수해야 하는 구조”라고 성토했다.
■ 전공 분야서 허점 드러낸 MIS 전문가… ‘CEO 잔혹사’ 끊어낼 리더십 의문
업계의 시선은 자연스레 이선훈 대표의 리더십으로 향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2025년 초 ETF 선물 매매 손실 사고(1,300억 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상태 전 대표의 후임으로 이선훈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 대표는 호주 스윈번기술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한 데이터·시스템 전문가다. 선임 당시 자경위는 그의 이력을 높이 평가하며 무너진 내부통제와 조직 기강을 바로잡을 적임자로 치켜세웠다.
하지만 취임 1년을 갓 넘긴 현재,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는 IT 인프라 관리에서조차 허점을 드러내면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됐다. 시장에서는 “상장일마다 반복되는 전산 장애를 사후 보상금 지급으로만 때우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IPO 흥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산 대응 역량은 증권사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수년간 ‘CEO 잔혹사’를 겪었다. 2019년 김병철 전 대표(라임 사태), 이영창 전 대표(공매도 위반 등), 김상태 전 대표(금융사고)까지 모두 중도 사임하거나 연임에 실패했다. 이선훈 대표 체제에서도 ‘시스템 리스크’가 계속된다면, 신뢰 회복은 요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와 시스템 안정성을 CEO가 직접 챙길 것을 주문한 가운데, 이선훈 대표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무장해제’ 상태인 신한투자증권의 기초 체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리스크’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