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성공을 위한 진짜 제언!

박민식(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전 국회의원 보좌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공정한 경제, 혁신 성장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경제 정책의 추진 방안과 내용에는 아쉬움이 많다. 지난 정부 10년간의 잘못된 정책 탓도 있고,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도 누적되고 중첩되어 있기에 어느 누가 맡아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향의 올바름에도 불구하고 정책 내용이나 세부 정책들 간의 조율과 연동 등의 미숙함으로 인해 현장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다.

당장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서민들은 촛불혁명을 통해 조금이라도 자신의 삶이 나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라도 가시(可視)적인 성과를 보여야 할 때다. 무늬만 진보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를 능숙하게 헤쳐가고, 장애물도 제거하며 나아가는 유능한 진보의 모습을 바라고 있다. 적어도 몇 년 뒤에는 삶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이라도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수출 6천억 불 달성과 전체 무역액 1조 불 달성에 대해 축사를 했다. 그러나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한계와 대기업 중심 수출 구조 문제도 동시에 지적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등 10대 제조업 분야가 국내 제조업 전체 이익의 87.4%를 차지한다. 2014년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였지만 올해는 21%로 압도적으로 높다. 그 말은 국제적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수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 전반에 막대한 타격이 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제적인 반도체 가격은 과잉 생산과 과잉 공급으로 내년엔 이런 호황도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품목을 다양화하는 것을 넘어 시급하게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답은 나와 있다. 거대 대기업이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수출의 다변화를 조속히 이뤄내야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산업 생태계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우리나라가 7번째로 수출 6천억 달러를 돌파한 나라가 되었다. 네덜란드를 제외한 이들 나라는 미국 3억3천만 명, 독일 8천3백만 명, 중국 13억9천만 명, 일본 1억3천만 명, 프랑스 6천7백만 명 등으로 모두 인구가 최소 6천7백만 명 이상으로 탄탄한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나라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공정경제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5천2백만 명으로 적지 않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기업 독식과 수도권에 집중된 지역 편향적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경제의 한 축을 떠받치기에는 내수 시장이 작고, 수출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비중에서도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주도하는 구조다.

한편으로는 경제의 구조적 적폐를 바꾸는 경제 민주화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등 공정경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혁신 노력이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과제가 됐다. 통제되지 않는 재벌들과 대기업들의 과도한 독점은 시장을 왜곡시키고, 이제는 역으로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로 인해 내수 시장이 지나치게 위축돼 있으므로 적극적인 증세와 과감한 복지, 그리고 원·하청 관계의 정상화 등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분배 구조와 시장의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제 구조화된 집단적 욕망 시스템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사회적 대타협의 노력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정부의 공권력과 국가적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공정하게 만들고 우리 경제를 합리적으로 발전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공정한 경제> 만으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 대안으로 요구되는 것이 ‘새로운 시장’이다. 바로 복지국가 경제 정책의 또 한 축을 이루는 <혁신적 경제>가 <공정한 경제> 정책과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정해진 파이를 가지고 제 살 뜯어 먹기 싸움을 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파이를 만드는 것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 집단이나 신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화할 수 있는 자본을 가진 특정 대기업들에게 한정(限定)된다. 물론 이런 기술 혁신이 산업 전반으로 파급되기 위한 정부의 산업 정책도 필요하지만, 이미 개발된 기술과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기존의 전체 중소기업들에게도 혜택이 골고루 미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주저할 필요가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적극적인 시장 개발이 필요하다

이미 나타난 새로운 시장 중의 하나가 인구 구조의 변화다. 인구는 시장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인구의 변화를 알면 기회가 보인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세계적인 인구 변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세계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1999년 60억 명에서 불과 12년 만인 2011년에 70억 명이 됐다. 현재 세계 인구는 약 76억7천만 명이다. 세계적 인구 증가는 곧 신생아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것인데, 신생아 검진, 예방접종, 여성 건강 관련 제품들과 약품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산아 제한을 위한 피임약과 관련 제품 시장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한류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ASEAN 지역의 인구만 해도 무려 6억 명이다. 이들 중 매일 아침에 K-pop을 들으며 일어나, U-tube 동영상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잠이 드는 한류 팬은 이미 6천만 명이 넘는다. 한류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펴낸 ‘2016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88개 국가에서 1,652개의 한류 동호회가 결성돼 5,939만 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미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더 많은 인구가 사는 시장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 시장에 우리가 파는 상품은 아직 화장품 등 몇 개 품목에 불과하다.

인구 증가와 인종 비율의 변화로 유통, 제조, 서비스, 레저 등 각종 산업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미국은 얼마 전 인구의 다수가 전통적인 WASP(앵글로색슨계 미국 신교도, White Anglo-Saxon Protestant) 가 아니라 히스패닉 계열로 바뀌었다. 이민으로 인구 유입이 증가한 것뿐만 아니라 출산율도 높아 젊은 인구에서 그 비중이 더 높다. 이들은 문화가 다르고, 관심도 다르니 소비 제품과 유통 시장도 변화되고 있다. 미국 유통 시장의 강자는 월마트가 아니라 아마존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다. 새로운 인종과 증가한 인구들이 구매하는 거대한 아마존(AMAZON)과 이베이(eBay)의 바다 속에서 우리나라 제품들이 팔리기 위해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역할과 기능이 바뀌어야 한다. 해외 공관에 상무관을 파견하고, 코트라 지사가 현지 시장을 조사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즉, 인터넷 아마존 쇼핑몰에서 우리 제품을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아마존이 요구하는 구조에 따라 전술적으로 우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인터넷 무역투자진흥공사의 설치가 필요하다. 
 
중국은 강력한 1자녀 산아제한(産兒制限) 정책으로 태어난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을 일컫는 ‘바랑하우’, 소위 ‘소황제 세대’라 불리는 계층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부모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이들 세대의 높은 교육 수준과 서구적 삶의 추구로 중국 시장의 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로 잠시 중국인 관광객 출입 제한 조치가 이루어지자 바로 다음 날부터 명동의 상권이 죽고, 이들 상점에 물건을 공급하는 회사들의 파산이 이어질 정도로 중국은 이미 우리나라 내수 시장에서 큰손이 됐지만, 정부 기관들이 이들의 취향과 관심을 분석하여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드는 전략적 연구를 한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하고 있다.

다산(多産)을 권장하는 이슬람 전통으로 중동은 청년 인구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당연히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이 지역의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조영태, 중앙일보 칼럼, 2018.11.12.). 그런데 우리나라는 하랄(Halal) 식품 인증 외에는 이슬람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들과 사업을 하려면 이자를 지급하고 은행에 돈을 빌리는 것을 금지하는 코란에 따라야 한다. 기존의 국제결제금융 시스템과 계약 관행으로 접근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히잡과 차도르, 부르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서 이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고가의 섬유 제품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루 70만 명이 오가는 동대문 시장에 이슬람 문화를 아는 상인이 얼마나 될까? 세계 인구 4위로 2억7천만 명이 사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이고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있다. 이슬람 문화를 모르고 인도네시아와 거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 기업가와 상인들을 위해 이슬람 문화를 교육하는 곳은 아직 없다.

이미 시장은 국경선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한국 경제 문제의 탈출구는 새로운 인구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이렇게 새롭게 형성된 시장에 접근하고 실제로 작동하는 우리의 시장으로 만드는 데는 기존의 대기업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발한 제품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먼저 시장을 열고, 그 뒤를 이어 대기업들이 따라가서 시장을 장악하는 단계별 접근 전략을 펴야 한다. 그렇게 역할을 분담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기술 탈취와 특허 죽이기를 정부가 나서서 막아줘야 한다. 대기업들이 이제는 제값을 주고 중소기업들이 개발한 기술과 마케팅 전략, 심지어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정당하게 사오는 역할 분담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산업 생태계가 전제돼야 이런 협력이 가능해진다.

시장 지향형 R&D로 ‘R&D 패러독스’를 극복하라

우리나라의 국가 R&D 투자는 연간 19조 원이 넘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의 비중이 세계 1위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성과는 너무나 미미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년 한국의 과학기술 수용성(새 기술을 흡수해 활용하는 능력) 지수를 28위로 평가했다. 가장 높은 연구개발 비중을 가지면서도 OECD 꼴찌 수준의 기술 활용도를 보이는 것은 R&D 정책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이 아닌 정부 R&D 지원금을 수주하기 위한 연구, 대학에서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연구실적을 쌓기 위한 기술 개발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가 R&D는 연구 성과의 활용과 상용화보다는 연구 과제 수주와 논문이나 특허에만 몰두하는 구조가 돼 버렸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국이며 이동 통신 장비를 만드는 우리나라의 관련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국책연구기관인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우수한 기술들도 제대로 상용화되어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매년 수조 원을 투입해 기반 기술을 개발해 왔던 국가 R&D가 활용되지 않고 사장(死藏)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관련 기술을 탐 내고 활용하고 싶어 하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관심이 없다. 연구 성과로는 99% 성공했다고 하나 시장에서 활용되는 기술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을 ‘R&D 패러독스’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은 지금 심각한 R&D 패러독스에 빠져 있다.

문제의 시작은 시장을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와 R&D 패러독스는 샴쌍둥이 같이 서로 닮은 정책이다. 좋은 기술과 좋은 상품을 만들면 저절로 활용된다는 공급자 지향의 시각이 만들어낸 판단 오류이다. 팔리지 않고 사장돼 버리는 것은 좋은 기술이나 좋은 상품이 아니다. ‘대륙의 실수’라고 하는 샤오미를 보라. 그동안 중국산 제품은 낮은 품질과 불법 짝퉁으로 저평가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샤오미의 전자 제품에 사람들은 대박을 외치며 열광했다. 스마트 폰부터 시작해 보조 배터리, 체중계, 공기청정기, 로봇 청소기에 이르기까지 샤오미의 제품들은 ‘가성비’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시장은 기술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의해 움직인다.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나왔는데 시장에는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고 아무도 없는 것과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기술의 추세는 새로운 발명이 아닌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위해 기존의 기술을 융·복합하는 것이다. 시장의 요구를 분석하고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융·복합하여 수요의 타이밍에 맞춰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현지화에 실패하면 한류도 소용이 없다. 김치를 예로 들어 보자. 김치의 세계화를 선언한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한류의 영향을 받아도 크게 받을 제품이지만, 안타깝게도 520억 원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 오히려 중국의 칭다오에 있는 동인식품유한공사의 김치가 동남아에 더 많이 팔려가고 있다. 베트남에 있는 MUMUSO라는 회사는 서울 종로구에 MUMUSOKR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다. 한국 제품을 수입하여 베트남에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졌으나, 사실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은 1%이고 판매하는 제품의 99%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한다. 중국 제품을 Made In Korea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토탈 BIZ 플랫폼’이 필요하다

창업이 한창일 때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은 창업 관련 책들이었다. 서부 개척 시대에 청바지가 가장 많이 팔린 것처럼 창업 관련 책들이 지속적으로 발간됐다. 대부분의 책은 창업에 관해 A부터 Z까지 해야 할 일들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아이템 발굴 ⇒ 회사 설립 ⇒ 기술 개발 ⇒ 제안서 작성 ⇒ 영업 전략 수립 ⇒ 인맥 관리  ⇒ 투자 유치 ⇒ 정책 자금 신청과 지원 ⇒ 마케팅 ⇒ 해외 수출 ⇒ 무역과 통관 ⇒ IPO(Initial Public Offering,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 공개) 등 모든 것을 어떻게 창업자가 해내겠는가? 하지만 대부분의 창업 교육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그런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창업가가 아닌 만능의 홍길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답은 집중과 분업이다. 기업이 단계별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필요하다. 기업을 발굴하고 초기 투자를 해서 나스닥까지 상장(IPO)하는 해외의 유명 벤처 캐피탈(VC)처럼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누어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중소기업 토탈 BIZ 플랫폼을 정부가 구축하고 지원해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가치 평가와 각각의 단계별 매매가 이루어지는 M&A가 활성화되지 못해 시장을 통해 비즈니스가 단계별로 진화하는 구조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각 사업의 단계별로 그리고 사업의 분야별로 전문 기업들의 기능이 나누어 있지 않다.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BIZ 플랫폼의 기능이 작동하고 활성화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정부가 사업의 단계별로 전문가들로 BIZ 플랫폼을 구축하고, 글로벌 IPO까지 성공 사례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정부의 정책을 따라 시장에서도 다양한 BIZ 플랫폼이 구성되고 성공 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다.

대통령 직속 시장개발위원회(MDO)가 필요하다

시장 개발을 위해서는 이를 담당할 정부 조직의 개편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 직속으로 시장개발위원회(MDO: Market Development Organization)를 만들어야 한다. 시장개발위원회는 새로운 인구 변화, 한류 및 다문화 등을 기회로 한국 시장을 공격적으로 만들어가는 대통령 직속 조직을 의미한다. MDO는 통상 교섭과 투자 분야뿐만 아니라 새로운 해외 시장을 정부 주도적으로 찾아내고, 그 시장에 국내 기업이 진출하도록 하며 해외 투자와 IPO까지 지원하는 총체적 역할을 포함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의 한계는 시장을 창조하지 못하면서 기존의 대기업들만 몸집을 늘리고 배를 불리는 창업경제였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고 상품(서비스)을 만들면 뭐 하는가? 상품(서비스)을 팔 시장이 없는데! 시장이 없으면 상품(서비스)도 썩고 민심(民心)도 썩는다.

참고할 만한 MDO 전문 조직으로 미국의 USTR이 있다. 1962년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USTR은 통상 교섭은 물론 대내외 투자 등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이다. 우리는 한미 FTA 협상을 주도한 조직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그것은 이 기구의 일부만 아는 것이다. 이 조직의 최대 강점은 2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입사 후 줄곧 통상 관련 업무만 담당한다는 것이다. 10~2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들이 즐비하고, 이들이 수십 년째 특정 국가와 무역 분쟁이나 다자 기구에서 갈등 현안 등을 다룬다. 미국이 어느 나라보다 통상 교섭 능력이 뛰어난 것도 이 같은 시스템 덕이다. USTR을 이끄는 수장은 대통령 주재 각료회의의 장관급 고정 멤버다. 장관급 기관장이 버티는 덕에 다른 정부 기관들과 협업도 훨씬 수월하다. USTR은 19개 관련 기관으로 이뤄진 무역정책심의그룹(TPRG)을 총괄하고 지휘한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지만 통상 관련 조직인 통상교섭본부장실은 산업통상자원부의 5개 실 중의 하나다. USTR은 장관급이 수장이지만 한국의 통상 조직 책임자는 차관도 아닌 차관보에 해당한다. 다른 부처와 원활한 공조는 당연히 어렵다. 순환 보직으로 인해 직원들의 이동이 잦아 전문성을 가지기도 쉽지 않다. 어떤 프로젝트든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책임지고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대통령이 바뀌면 이들의 업무도 바뀐다. 정권이 바뀌어도 전문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조직, 국운 융성의 사명을 가지고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할 전담 조직이 있어야 한다.

새로 개척해야 할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현지화 지원을 위한 정부 기관은 전무(全無)하다. 재외 공관 직원 1명, 산자부 직원 1명, KOTRA 지부 등은 일상적인 업무와 자신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장의 개척 조사와 발굴, 시장 요구형 제품의 연구개발, 현지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

MDO의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정부 조직 구성원은 통상 전문가로, 민간 조직 구성원은 대기업 등에서 해외 시장 개척 경험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가진 글로벌 세일즈 전문가와 시장에 적합한 기술의 개발과 이전 등에 관련할 기술 사업화 전문가, 새로운 기술보다는 즉시 현지화 등을 가능하게 할 융합 마케팅 전문가, 시장 지배의 지속성을 위한 트렌드와 시장을 분석할 수 있는 시장 분석 전문가, 글로벌 IPO를 위한 글로벌 벤처 캐피탈들과 네트워크를 가진 IPO 전문가 등으로 구성할 수 있다. 시장을 개발하고, 이 시장에 진출할 기업들을 발굴하여 지원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세계 자본시장에 상장(IPO)까지 지원하는 전방위 조직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의 해외 조직에서 수십 년간 일하면서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던 중·장년층이 은퇴하고 있다. 이 분들의 네트워크를 국가의 자산으로 만들자. 연금 수령자로 노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견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KOTRA나 KOICA가 없는 곳에도 선교사들은 나가 있다. 해외로 살길을 찾아 이민 간 분들이 한상(韓商) 네트워크 이루듯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들도 세일즈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MDO가 구성되고 시장 개발을 위한 조직이 꾸려지면 많은 방법들이 나올 것이다.

시장이 있고 우리나라의 물건이 팔리고 매출이 늘면 자연스럽게 고용도 늘어난다. 그 시장에 대기업과 더불어 중소기업이 진출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면 된다. 이미 세계의 산업은 국경선을 넘어서고 있고 인터넷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타고 상품과 문화가 교류되고 있다. 대기업의 해외 매출 신장은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나 중소기업의 매출 신장은 고용 및 고용 조건 등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은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해서 국민들을 힘들게 했고 촛불혁명을 초래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앞으로 드러날 문제는 더 심각하다. 5년만 일찍 시작했더라면, 10년만 일찍 바꾸었더라면, 이렇게 느끼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가 주도의 경제 정책을 폈던 박정희의 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모든 것을 시장에 방임하는 경제 정책을 폈던 박근혜 정부나 선글라스를 쓰고 박정희 코스프레를 했던 이명박 정부는 정책 내용에서 모두 박정희 정부의 개입주의 정책을 사실상 부정하고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제 정책 성공을 위한 제언: 산업 정책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공급 지향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창조경제’ 정책을 추진했고, 이명박 정부도 소모적인 4대강 개발 사업과 근거 없는 규제 완화 정책으로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들이 저질러 놓은 적폐를 혁파하는 것과 더불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들까지 모두 떠안고 경제적 험로를 행군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는 항상 기회가 자리 잡고 있다. 국민들의 과도한 기대가 부담이기도 하겠지만, 이것이 한편으로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힘이고 또 과감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방향은 옳다.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복지를 한 축으로 삼아 내수를 살리면서 국민의 삶을 보듬어 주고, 공정한 경제와 혁신적 경제 정책으로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미 실패한 것으로 증명된 규제 개혁에 언제까지 매달릴 것인가? 과거 정부보다 더 세게 규제 개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실력이다. 시장의 작동 방식을 잘 알고, 정부의 역할을 정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조차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끌고 나가고 기업이 따라오는 방식, 이미 이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연간 5.6조 원, 10년간 무려 56조 원에 이른다는 방탄소년단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현대경제연구원, 2018.12)도 중요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자라나고 자리를 잡게 되었던 세계적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으로 대북 경제 제제 조치가 중지되어 철도와 전기·항만 등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개발 특수가 본격화되고 자원의 활용 등 북방 경제가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 다가와 있는 새로운 시장을 놓치고 있다. 한류가 살아 움직이고 있고 우리가 한류의 실체고 주인이다. 세계 인구가 먹고 자고 마시고 입고 즐기는 모든 곳에 ‘made in korea’가 들어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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