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나은행 사기 판매 의혹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불완전판매로 축소 판단 가능성 ‘논란’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이 거짓으로 판매한 정황이 나타난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아닌 ‘불완전판매’로만 결론지으려고 한다는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은 19일 오전 11시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감원 분조위의 라임 판매사 대신증권 봐주기 규탄 및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오는 20일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에 대한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2년 동안 수차례 연기된 분조위가 이제야 개최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분조위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를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아닌 ‘불완전판매’로만 결론지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큰 고통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와 피해자들은 금감원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사기성과 계약취소 근거를 수차례 제기한 바 있다.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안긴 5대 펀드 중 하나인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는 이미 펀드 돌려막기(사모펀드 쪼개기)와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판매한 의혹,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에 돈이 흘러간 정황 등 각종 의혹을 모두 받고 있으며, 펀드에 관여된 핵심 인물은 이미 해외로 도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사 하나은행은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판매 당시 하나은행은 고객들에게 “이탈리아 정부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된다. 조기상환은 13개월 내에 무조건 된다”라고 설명하였으나,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특히 “펀드의 기초투자자산은 현금흐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버짓에만 투자한다”라고 설명하였으나, 삼일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엑스트라버짓에만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고객들은 처음부터 속아서 상품에 가입했고, 이를 고객들이 알았다면 절대로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법률상 ‘계약 당시 판매사가 고객들이 계약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계약을 취소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옵티머스펀드 사건의 경우 애초에 시장에 존재할 수 없는 기초자산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존재한다고 가입자로 하여금 믿게 함으로써 가입자가 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었다면 실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에 대한 착오를 일으켰다는 점을 인정하고 착오 취소 결정을 하였다.

라임무역금융펀드의 경우 이미 사모펀드의 기초자산이 회수 불가능한 사실을 운용사와 판매사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기초자산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가입자로 하여금 믿게 함으로써 가입자가 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었다면 실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에 대한 착오를 일으키게 하였다는 점을 인정하여 계약 취소 결정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이탈리아판 옵티머스펀드’라고 불리는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를 불완전판매로 축소하여 소극적으로 분쟁조정하려는 금감원을 납득하기 어렵다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지난 4월 법원은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펀드에 대하여 ‘사기로 인한 계약취소’로 판결하였다.

법원의 판결은 사기를 이유로 사모펀드 가입 계약을 취소한 사례로서 기존 금감원 분조위가 라임무역금융펀드와 옵티머스 펀드 사건 계약 취소 결정에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만을 인정해왔던 점에서, 계약취소의 원인 범위를 ‘민법 상 기망에 의한 계약취소, 자본시장법의 사기적 부정거래까지 넓혔다’고 해석할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금감원은 대신증권의 라임펀드를 ‘불완전판매’로 축소하여 분쟁조정하였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이탈리아펀드 피해자들은 “금감원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를 불완전판매로 축소하여 조정 결정한다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연대는 분쟁조정을 거부하고 민사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현재 사기에 의한 계약취소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범위에 대하여 민법 제748조(수익자의 반환범위) 제2항은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대신증권에 대한 법원의 판결과 라임 무역금융펀드 및 옵티머스펀드 계약취소 결정을 고려하여,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계약취소’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피해자들은 기자회견 직후 대신증권의 라임펀드 등 최근 계약취소 판결에 대한 분석 및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계약취소와 관련한 법률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