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정의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전국 확산

최근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이 10만 명 동의로 국회에 상정된 가운데, 전국에서 입법 제정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을 별도로 발의한 정의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릴레이 1인 시위를 16일째 이어가고 있다.

IT업계 노동자 출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2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류 의원은 키보드 전선 등을 몸에 감고 IT 노동자의 크런치 모드(야근과 밤샘 근무를 반복하는 것)를 표현했다.

류 의원은 “올해 꼭 (법안을)통과시키겠다는 의지로 통과가 될 때까지 피케팅을 진행하려고 한다”며 “현재는 국정감사 때문에 집중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지만, 저희가 잊지 않고 계속해서 피케팅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등 다른 당에서도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식으로도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류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지난 국회에서부터 계속해 이야기 해 왔다”며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문제다. 그동안 기업의 비용, 효율성 문제 등을 들어 밀려왔는데 더이상 이래선 안된다. 노동자가 일터에서 일하다가 다치고 죽는 것에 대해서 슬퍼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가진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대재해기업 및 책임자 처벌법’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1대 국회에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당시 1호 법안으로 발의한 정의당은 지난 7일부터 제정 촉구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법안은 사업주가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천만 원 이상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사용자의 고의나 중대 과실로 중대재해에 이르게 할 경우 사업주나 법인에 손해액의 3배 이상 10배 이하의 범위에서 배상할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회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동의청원 10만의 요구, 이제 국회가 답할 때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촉구를 위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1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 이날 국회 앞에서 노동시민단체도 국회를 향해 거듭 조속히 법안을 심의하고 연내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2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10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

입법 청원자는 2018년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산재사고로 숨진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이다.

이 법안은 국회는 소관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됐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을 죽게 한 기업은 처벌해야 한다는 법안을 19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되었지만 국회는 심의조차 하지 않고 폐기했다”며 “안전한 일터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동의청원에 참여한 시민 진은영 씨는 “민의 대변자로서 국회의원의 소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일터에서 예고된 죽음을 생산하는 공범자가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번 청원 게시자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그 어떤 것도 국민의 목숨보다 중요치 않다”며 “지난 산안법 때처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재계의 반대로 졸속 처리한다면 국회가 노동자들의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하찮게 여기는 것으로 알 것이고, 국민들과 시민단체와 노동계도 그에 상응하는 최대한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부산운동본부는 28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돼 계속되는 노동자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사진=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부산운동본부)

이날 부산에서도 입법 제정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부산운동본부는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돼 계속되는 노동자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유로 2년 전 부산에서 발생한 황화수소 누출사고에 대한 검찰 구형량을 지적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최근 법원에서 2018년 9월 25일 포스코기술연구원이 부산 사상구 한 폐수처리업체에 황화수소가 포함된 폐수를 중화하지 않고 맡기는 바람에 황화수소에 노출된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원인 제공자인 포스코 측에 벌금 800만 원을 구형했다.

운동본부는 “포스코에 고작 벌금 800만 원을 구형했다. 책임져야 할 이들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일터에서 노동자 죽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청원 10만 명 달성이 이뤄진 이후에도 일터에서 죽음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5일 한 관급공사장에서 철근에 허벅지를 찔린 한 협력업체 노동자가 과다출혈로 숨졌고 지난 22일에는 선박 안테나 교체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고 덧붙였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사법기관 재량에 맡겨졌던 원청업체와 대표의 책임을 법제화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는 기업문화를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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