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구로지역주택사업 수백억원 사기 논란… 토지사용승낙률 기망 육성 파일 공개

서울 구로지역주택사업구역 내 아파트를 곧 분양할 것처럼 토지사용승낙률을 부풀려, 업무대행사 등이 수백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과 관련해 사기 정황이 담긴 육성 파일이 공개됐다.

이 육성 파일에는 조합 자격이 없는 외국인(중국인 조선족)들까지 모집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2017년 기준 해당 사업장의 조합설립 기준인 토지사용승낙률은 17%에 불과했는데, 조합원 모집 업체 직원은 녹음된 대화 내용 속에서 80% 가량 확보됐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도 인터넷을 통해 80% 토지를 확보했다고 홍보하는 내용이 쉽게 검색되고 있다.

구로지역주택사업과 관련 업무대행사와 조합원 모집 용역 업체 등이 토지사용승낙률을 부풀려 조합원을 모집한 후 사업비를 편취한 혐의(사기 등)로 고소를 당했다. 사진은 해당 사업 홍보업체가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토지 매입율이 80%라고 홍보한 내용 캡처. 고소인 측이 토지확보율을 확인한 결과 3%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업장은 850여명의 조합원들로부터 450억원의 사업비를 받고, 대부분 업무 대행비와 광고비 등으로 사업비가 모두 소진돼 현재 사업추진이 멈춰있다.

그동안 피해를 주장하는 (가칭)구로지역주택 사기분양 피해대책 위원회(이하 고소인)는 사업 추진위와 업무대행사, 조합원 모집 용역업체 관계자들을 사기 등으로 고소했는데, 지난 7월 경찰은 불기소의견(증거불충분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었다.

이에 피해자 측은 토지사용승낙률을 부풀린 정황이 담긴 육성 파일과 그밖의 증거 등을 취합해 재고소한 상태다.

현재 해당 수사는 구로경찰서 경제3팀에서 사기와 횡령, 배임 혐의 등과 관련해 원점에서 재수사 중이다.

수사기관은 조합 신탁사 계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받은 분담금과 업무대행비 사용 내역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고소인들과 구로경찰서, 구로구청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 구로구 구로동 532번지 일대(5만2862㎡)에 지상 25층, 지하 2층 총 1230세대 규모의 ‘구로 월드메르디앙 아트구로’를 건설하기 위해, (가칭)구로동지역주택조합(이하 추진위)은 2016년 11월 구로 지역에 위치한 H사와 업무대행을 맺는다.

추진위와 A사가 맺은 업무대행 주요 내용은 ▲사업토지 확보 ▲조합원 모집 및 일반분양 업무 ▲본 사업 업무추진에 따른 관련 업체 선정 및 계약체결 ▲본 사업의 마케팅 계획수립 조합원 모집 광고협조 등이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를 통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토지사용승낙률이 80% 이상이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토지소유권 확보가 95% 이상이면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주택 사업 절차상 토지사용승낙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당초 2020년 또는 2021년 입주 예정시기로 알려졌지만 조합설립 조차 지연되자 고소인들은 조합 집행부에 확인해 본결과 올해 5월 기준 토지사용승낙률은 약 41%, 소유권확보는 약 3%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소인 측이 지난 5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장부등열람허용가처분신청을 통해 토지사용승낙서 사본(조합소유토지, 사도 포함)을 열람해 본 결과 토지확보율을 확인한 결과 올해 5월 기준 토지사용승낙률은 약 41%, 소유권확보는 약 3%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조합원 847명으로부터 450억원의 사업비를 받았는데, 올 1월까지 사업비로 집행한 예산은 전체 91%를 소진한 408억원이었다.

집행 예산 중 토지 매입비용으로 사용한 금액은 받은 금액의 77억원(17%)에 그쳤고, 그밖에 A사에게 업무대행비로 47억원, B사 조합원모집 수수료 명목으로 95억원이 흘러가는 등 대부분 사업비가 대행비와 광고비 등으로 소진됐다.

이러는 사이 이곳 사업 부지의 공시 지가는 사업 초기인 5년 전에 비해 6배 가까이 상승해 사업성 하락 등으로 사실상 사업추진이 멈춰있는 상태다.

해당 사업장은 토지사용승낙률을 부풀려 조합원을 모집하는 행위를 방지하고자 개정된 주택법 11조3의 적용도 피해갈 수 있는 사업장으로 확인됐다.

2017년 7월 시행된 주택 개정법은 조합원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고, 모집기준은 주택건설대지의 50%이상 사용권원(토지사용승낙서)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동법 부칙(제14344호, 4조)에 따라 조합설립인가 신청 전 일간신문에 조합원 모집 공고한 경우는 지자체 조합원 모집 신고와 조합원 공개모집시 토지사용권원 확보 의무가 없다.

이에 (가칭)구로동지역주택조합은 구로구청의 관리감독 범위 밖에서 자유롭게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피고소인들은 2016년 11월경부터 모델하우스 형식의 홍보관(금천구 가산동 60-23)을 설치하고, 홍보관 상담원 등을 통해 “사업 부지의 70~80% 상당을 확보한 상태이므로 개발사업을 위한 조합 설립 인가 및 사업시행이 지연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입주는 2020년 또는 2021년이 될 것이다. 아파트 동, 호수는 선착순으로 지정하기 때문에 선점하기 위해 계약금을 빨리 납입해야 한다”고 기망해 조합 가입을 유도했다고 고소인들은 주장하고 있다.

고소인 측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2019년 7월 홍보관 직원 S씨는 고소인 Y씨가 동의율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토지사용승낙서는 75%까지 올라갔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2019년 토지사용승낙 비율은 31%에 불과했다.

2018년 4월 홍보관 직원 L씨는 S씨에게 동의 각서 65%, 공용부지 포함 85%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2017년 2월 월드메르디앙 홍보팀 P씨는 중국인 N씨에게 토지 확보가 얼마가 됐냐는 질문에 “동의율은 국공유지 포함 80%”라고 정확하게 답변한다.

게다가 이주민도 들어갈 수 있냐는 질문에 “들어갈 수 있는데, 임의세대로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 계약자나, 일반국적자랑 다르다”며 “상당한 혜택을 받고 계약한 것이다. 가능하다. 한 번 방문해 진행상황을 보자”고 답변했다.

임의세대는 사업계획 승인을 받기 이전에는 임의분양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며, 해당 사업지는 사업계획승인 뿐만 아니라 조합설립 조차 안돼 있다.

이들 중국인 부부는 각각 6500만원, 5500만원 총 1억2천만원을 투자했다.

논란이 일자 피고소인 측은 ‘토지사용승낙률 80%’ 홍보 근거로 ‘동의 합계+매입 진행 합계 73.26%’를 공개했는데, 이 표를 살펴보면 조합설립 기준(80%)이 되는 토지사용승낙률은 47.53%이고, 사업시행인가 기준(95%)이 되는 토지매입률은 25.73%이다.

피고소인 측은 토지사용승낙률과 토지지매입률을 각각 계산, 표기해야되는데 이 두 항목을 합산해 토지승낙률이 70% 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알린 것이다.

고소인 측이 지난 5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장부등열람허용가처분신청을 통해 토지사용승낙서 사본(조합소유토지, 사도 포함)을 열람해 본 결과 승낙서 개수는 총 180개, 사업부지 전체 면적 5만2851.67㎡의 1만6119㎡(31%)로 나타났다.

국공유지와 사유지를 포함시켜도 41.32%에 불과했다.

고소인 측 장우진 변호사는 “위 자료를 보더라도, 피고소인들이 사도 면적이라고 분류해놓은 1,495.56평(이 사건 사업부지 중 9.35%)도 소유자들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소인들은 동의를 받은 바 없이 이를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국공유지(5722㎡)를 포함시켜서 계산한다 하더라도, 국공유지(5722㎡)와 소유자로부터 동의를 받은 사유지(조합소유토지 20필지, 사도 포함, 16119㎡)를 합하면 총 21842.03㎡로서 이 사건 사업부지의 (토지사용승낙률이)41.3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토지매입 용역계약서 상에는 토지용역 수수료 지불조건으로 추진위 측이 용역업체에 ‘토지매입 30%일 때 5억원’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현재 토지매입 현황은 3% 가량으로 용역수수료 9억원이 유용된 정황도 확인되고 있다.또한 업무대행 A사가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조합은 민, 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합이 A사에게 업무대행비 2배액을 위약벌로 배상하는 조항과 조합원 탈퇴 등으로 A사는 조합원에게 업무대행비 반환 금지 조항도 명시해놔 공정거래법 위반(불공정 약관) 정황도 나타났다.

고소인 측 장우진 변호사는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조합원들은, 정확한 토지 확보율을 설명받지 못한 상황에서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토지 확보가 불안정하여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사업 자금 집행 또한 투명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주택법이 보완되었지만, 여전히 지역주택조합의 허점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가입을 알선하고 거짓된 정보로 홍보를 했다면, 2천만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다”며 “개정법 영향을 받는 조합신고 의무 사업지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수사기관의 민·형사 고소 상황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 조합의 추진위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관계자들은 인터뷰 거부 의사를 밝히거나, 즉답을 피했다.

피고소인 L 모 추진위 사무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토지확보율을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해 업무대행사 측 관계자는 “담당자도 책임자도 아니기 때문에 답변이 어렵다”며 “어떤 분들은 10분의 1도 안낸 분들도 있어 토지확보의 어려움이 있었다. 수사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보면 될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 사업과 관련해 줄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가칭)구로지역주택 사기분양 피해대책 위원회 조합원 164명은 지난 4월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사업 추진위와 업무대행사, 조합원 모집 용역업체 관계자 7명을 특정범죄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남부지검은 구로경찰서에 수사지휘를 내렸고, 구로서 경제1팀은 7월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어 같은달 추가 고소인 171명은 남부지검에 토지사용승낙률을 부풀린 정황이 담긴 육성 파일과 그밖의 증거 등을 취합해 고소했다.

현재 구로서 경제3팀이 조합 신탁사 계좌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받은 분담금과 업무대행비 사용 내역을 확인하는 등 수사 원점에서 재수사 중이다.

이어 150여명이 추가로 고소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가칭)구로지역주택 사기분양 피해대책 위원회 주민들이 추진위 집행부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며 관련자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