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업 장기화에 의료 종사자들 “응급, 중환자실만이라도 돌아와달라” 호소

코로나19 팬데믹이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지난달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 공백을 간호사들이 떠맡고 있는 상황이다.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은 의사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의사들에게 “의사 부족으로 전국 병원에서 1만명의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들이 의사처럼 하얀가운을 입고 불법의료를 하고 있는 실태”라며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료 종사자들은 “의대 정원과 의사인력 확충문제는 의사집단과 정부 사이에서 밀실협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보건의료인력법에 따라 보건의료인력정책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제도적 틀에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3일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정당성 없는 의사 집단 진료거부 및 국민배제한 의-정 야합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를 제외한 보건, 의료계에 종사하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위생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의무기록사, 치과기공사 등) 직종의 노동자들이 소속돼 있다.

조합원 수는 9월 기준 총 7만1215명이다.

이날 나순자 노조 위원장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노동 3권에 기초한 파업을 할 때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비운 적은 없다”며 “정당성 여부를 떠나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즉시 응급실과 중환자실만이라도 복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2일 기준 전공의 수련기관 200개 중 152개 기관 집단휴진 참여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 8700명 중 85.4%인 7431명이 근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임의들은 2094명 가운데 29.7%인 621명이 진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3일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정당성 없는 의사 집단 진료거부 및 국민배제한 의-정 야합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응급, 중환자실이라도 돌아와달라” 호소했다.

이날 나 위원장은 “병원 경영진들과 의대 교수들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파업을 할 때 병원 경영악화 우려와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하는 파업이라며 온갖 탄압과 방해를 서슴지 않았다”며 “그런데 전공의와 전임의들의 파업에는 적극적 지지와 후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공간에서 협업을 하고 있는 동료이자 노동자로서 그들의 이중적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나 위원장은 정부의 의료개혁정책이 일방적으로 후퇴 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의사대표들과 만나면서 의정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후, 의사대표단이 이날 오후 1시 국회와 정부에 의료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나 위원장은 “일부 언론에서는 정책 철회, 원점에서 재논의 등 극적 타결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며 “의사인력 확충 문제는 의사집단만의 문제를 넘어서 국민건강권과 보건의료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사인력 정원문제를 의사가 정한다면 앞으로 법학전문대 정원은 변호사가 정하고, 사관학교 정원은 군인들이 정하고, 경찰대 정원은 경찰이 정하고, 교대 정원은 교사들이 정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앞서 정부 여당은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이번처럼 의사들이 집단 업무 거부를 하자 정부는 의사들이 원하는 의대정원 축소를 약속해 주면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200명의 정원이 줄었다.

우리나라 의사 수는 1,000명당 약 2.3명(한의사 포함)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20년간 의대정원은 1명도 늘지 않았다.

아울러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맞선 의사 단체의 파업(집단휴진)에 대해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이번 파업에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1~2일 양일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총 통화 13031명, 응답률 7.7%)을 대상으로 의사 단체 파업 공감도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55.2%가 의사 단체의 파업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강한 비공감 응답이 38.7%에 달해 비공감의 강도가 셌다(“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6.5%). 이에 반해 공감한다는 응답은 38.6%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시민단체는 9월2일부터 4일까지 3일 동안 의협의 진료거부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들어갔다.

9월2일 오전 10시 윤홍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 서울대병원 본관 입구에서 의협의 진료거부 철회를 촉구하는 1인를 하고 있다.(사진=참여연대)

윤홍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과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각각 2, 3일에 서울대병원 본관 입구에서 오전 10~11시 1인 시위를 벌인다.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변호사)은 4일 오전 10시~11시, 신촌 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다.

이번 1인 시위는 전국의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소속 단체들이 서울을 비롯해 성남, 춘천, 청주, 세종, 대전, 전주, 익산, 대구, 울산, 부산, 제주 등 12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로 진행된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보수 일간지 및 경제지 등은 “국민은 의사 파업에 가슴 졸이는데…대통령은 기름 부었다” “의사-간호사 편가르기?” “의사-간호사 분열한 文대통령…조국보단 한 수 아래” 등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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