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자본시장법 위법 정황 드러나

자본시장법에 따른 투자준칙에 따르면 임직원은 투자자 본인으로부터 투자자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계약당시 ‘투자자정보확인서’를 고객이 직접 확인해 체크하거나 설명을 듣고 정보확인서에 서명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고 밝혔다.(자료=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대책위원회)

IBK기업은행이 914억원 규모의 환매지연 사태를 빚은 디스커버리펀드 판매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법에 의해 정해진 투자준칙에 따라 본인으로부터 투자 정보를 파악해야하는데, 직원이 임의로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정한 후 고위험 펀드가입을 권유했다는 것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2017부터 2019년까지 디스커버리 핀테크 글로벌 채권 펀드와 디스커버리 부동산 선순위 채권 펀드를 각각 3천억 원 이상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9백억 원이 환매 지연된 상태다.

미국이 존재하는 한 손해날 일 없다며 가입을 권유했지만, 손실이 너무 커 작년부터 환매가 중단됐다.

투자자들은 “기업은행이 초고위험 상품인 디스커버리펀드를 안전 자산이라고 속여 파는 등 판매 자체가 사기이기 때문에 원금의 110%를 배상해야 한다”면서 기업은행의 원금 50% 지급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자본시장과 귱융투자업에 관한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50조에 따라 제정 운영하는 기업은행의 ‘펀드 투자권유준칙(이하 ‘준칙’)에 따르면 임직원은 투자자 방문시 방문목적 및 투자권유희망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권유를 하기전에 해당 고객이 일반투자자인지 전문투자자인지 확인해야한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이러한 투자자의 구분에 따른 확인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펀드 피해자 B씨는 “이미 은행에서 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서명만 받아 갔다. 투자성향 분석이요? 그런거 없었다”며 본인의 투자성향이 뭔지도 모른다고 했다.

준칙에 따르면 임직원은 투자자 본인으로부터 투자자 정보를 파악해야하며 투자자 정보에 비춰, 투자자에게 적정하지 아니 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해당 투자에 따르는 위험 및 해당 투자가 투자자 정보에 비춰 적정하지 아니하다는 사실을 투자자에게 알리고 확인받아야 한다.

대책위에서 98명의 피해자를 선별하여 샘플조사한 바에 따르면 계약당시 ‘투자자정보확인서’를 고객이 직접 확인해 체크하거나 설명을 듣고 정보확인서에 서명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

고객은 확인서의 성명란에 이름만 기재하고 도장날인 또는 서명만 하였을 뿐, 각 항목의 체크사항은 판매직원이 임의 작성했다.

심지어 PB팀장이 고객의 성명을 대리 서명한 경우도 발견됐다.

기업은행은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충분한 질문과 유의사항을 안내한 후 투자성향을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일선 판매현장에서는 PB가 각 세부 항목을 임의로 체크해 고객의 투자성향을 위험등급 1등급 상품에 맞게 ‘공격투자형’ 또는 ‘적극투자형’으로 조작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실제 대다수 피해고객들은 자신이 ‘직접 해당 항목에 체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정한 ‘금융투자등급위험 분류표’에 따르면, 위험중립형(4등급) 또는 안정추구형(5등급)으로 구분되는 고객의 경우 ‘원금보존추구형’ 으로 분류해, 예·적금 또는 안전한 채권형 상품에 가입시키도록 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안정추구 지향 고객을 투자위험지도를 위반해 위험등급 1등급의 디스커버리 펀드에 가입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A씨의 경우 “같은 은행 같은 담당자가 어떻게 상품에 따라 나의 투자성향을 제멋대로 바꿨는지 알수가 없네요. 위험에 밀어 넣으려고 작정한게 아니라면, 어떻게 그럴수 있죠?”라고 의아해 했다.

실제 A씨의 경우 2017년 4월 12일 ○○증권 Royal-Classe펀드 가입시에는 적극투자형(3등급)이었다가, 2019년 1월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가입시에는 공격투자형(1등급)으로 변경됐다.

같은해 2019년 3월에 PB팀장이 가입시켰던 ○○금투 하이파이펀드 계약시에는 안정추구형(5등급)으로 구분했다.

피해자 A씨는 “같은 은행 같은 PB가 상품에 따라 고객의 투자성향을 엿가락처럼 주물럭거렸다”면서 투자성향 조작에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정년 퇴직 후 은퇴자금을 안전한 상품에 넣고 관리해왔어요. 2017년부터 담당 PB가 집요하게 상품 가입을 강요해서 매번 불안했는데, 2019년 1월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가입해 달라’고 하더니만, 끝내 이런 일을 당했네요”라며 허탈해 했다.

이번 대책위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고객의 투자성향을 위험등급에 억지로 맞춰 가입시켰고, 일선 조직에서 준칙과 자본시장법 제50조를 위반하여 ‘투자자정보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모펀드 사기판매 행위는 고객의 투자성향을 고객 스스로 작성하고, 상품의 위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었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금융위원회에서 보다 철저한 가입절차를 마련해야 마땅하다.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지금 당장 고치기 바란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은 일선 판매현장의 일탈을 방기하고 조직적 사기행각을 벌인 기업은행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와 처벌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겠다”며 기업은행은 일부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선가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자율배상 100%를 요구하며 26일부터 전국적인 순회투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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