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근혜 해경 해체 이후… 조직 부활로 해경으로 전출된 육경들 고충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사건으로 해체한 해양경찰청 조직을 현 정부에서 부활하는 과정에서, 경찰청(육경)에서 해양경찰청(해경)으로 전출한 인원들이 고려되지 않은 업무유관성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해경으로 전출된 육경들은 다시 경찰청 전입을 원하고 있지만, 관련 기관들은 논의하겠다고 답만 할 뿐 수년째 이들 고충 민원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해경 해체 당시 해경 ‘수사 인력’ 200명을 희망자에 한해 육경으로 전출시켰다.

그런데 2017년 7월 해경 조직이 부활될 때 이들 200명이 해경 전출을 거부하자, 경찰청은 수사 부서 뿐만 아니라 기동대 등 타 보직 인력 등 128명에 대해 하루만 신청을 받고 해경으로 전출시켰다.

수사인력을 충원시키는 전보 인사에 업무와 무관한 경찰들 지원을 받은 것이다.

31일 해경 전출자(이하 전출자)들과 경찰청, 해양경찰청, 인사혁신처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전출자들은 문자 또는 구두로만 지원 의사 여부를 듣고 “해경 전출을 희망한다”고 답했는데 다음날 바로 발령을 받았다.

전출자 측은 “‘공문은 보지못했다. 서무에게 모집 문자만 받았다’ ‘옆 동료에게 듣고 경무계를 통해 신청했다’ ‘희망 여부를 말한 후 절차가 있는 줄 알았다’ ‘바로 다음날 발령됐다'”고 전했다.

2017년 해경 조직 부활로 육경에서 해경으로 전출된 경찰공무원 모임 밴드 대화 내용

일반적으로 정기 보직 인사는 2월경쯤 진행되는데 내부 통신망을 통해 공고 한 후 한달간 접수를 받는 것과 달랐다.

전출자들은 수사인력을 모집하는 지 조차 몰랐고, 교육 연수를 간 이후에 해경 해체 이후 조직 부활로 수사인력 충원을 위해 전보된 사실을 알게됐다.

단 하루만에 전출된 인력은 128명(기존 해경 소속 21명 포함)이다.

뉴스필드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2017년 7월 육경이 해경에 통지한 전출 명단’에는 해경 수사정보국과 관련된 인원은 단 10명(수사과 9명, 외사과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7월 경찰청이 해양경찰청에 통지한 전출 명단 일부. 기사 하단 전체 명단

그밖에 인원은 경비대, 경무과, 학생과, 기동대, 112종합상황실 등 수사인련과 무관한 보직의 육경 인력이 전출됐다. 경찰서 근무 인력은 기존 수사 경험이 있는지 여부도 경찰청은 확인 없이 해경 전출 희망 신청만 받고 전출시켰다.

이후 전출자들이 전출 조치가 부당하게 진행됐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2018년 10월 인사 발령 전 전출희망원 철회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경찰공무원 단 4명만을 경찰청 복귀 조취를 취했다.

이에 전출자들은 “신청 기간도 정해지지 않은 발령이 어딨나. 희망원 제출한지 다음날 바로 발령을 냈는데 철회 의사 표시를 할 겨를도 없었고, 철회 의사 확인 절차도 경찰서 등에 전화를 걸어 당사자가 철회 표시를 했는지 묻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전출자들은 “이 하루라는 시간도 상대적인 것이다. 누구에게는 단 몇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조사 방식도 얼마나 공정한 지 봐야할 문제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전에 근무하던 경찰서 내지 지방청 담당자와 미리 입 맞추기도 가능하며, 또 1년 전 일을 전 소속 경찰서 인사 담당자의 기억에만 의존해 발령 전에 취소 의사 표시를 한 것이 맞는 지 확인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승진, 고과 등에서의 차별, 직원들 사이의 소외감, 원거리 출퇴근, 배, 바다의 특성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거기서 오는 무시와 육경에 대한 적대감” 등이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발령이 난 지 3년여 만에 벌써 9명이 옷을 벗었다.

3명은 사표를 썼고 6명은 명예 퇴직을 했다. 거기다 3명이 휴직 중이고 장기 병가 등을 낸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비공식적으로 알려진 사항만 이 정도다.

육경 및 해경들은 경찰공무원법 제25조에 따라 설치된 고충심사위원회를 통해 인사상담 및 고충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전출자들은 이같은 문제를 인사혁신처 고충심사위원회에 제기해 봤지만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은 인사 교류가 되지 않아 고충을 제기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기관간 인사교류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경찰공무원 임용령 제28조(인사교류)에 따라 소속 기관과 다른 소속 기관간 인사교류시 경찰청장 또는 해양경찰청장의 승인을 받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공무원법 제2조의2(인사교류)에도 기관 상호간 인사교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시 국무총리의 승인을 받아 실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경찰청 인사담당관 관계자는 “조직이 급하게 부활되면서 하루만 희망여부를 받은 후 발령한 상황이다”고 설명하면서 “2년마다 보직이동을 하기 때문에 수사경험이 있는 인원도 있을 것이다. 전례가 없기 때문에 기관간 검토를 해봐야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 인사담당관 관계자는 “충분히 고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사례가 이례적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 분들에 대한 고충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기관간 인사이동 절차가 없기 때문에 직접 연락을 하거나 고충심사위원회를 통해 민원을 제기해야 된다. 연락이 오면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다.

2017년 7월 경찰청이 해양경찰청에 통지한 전출자 전체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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