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927일 만에 국회 앞 농성 중단

“이번에야말로 ‘진실과 정의’를 이뤄야 한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이하, ‘과거사법’) 개정안이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가 의결한 개정안은 2006∼2010년 조사활동 후 해산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를 다시 구성해 일제강점기 이후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이뤄진 인권침해 사안의 진실을 규명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과거사법이 시행되면 형제복지원, 6·25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재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막판 쟁점이 됐던 정부의 배·보상 조항은 삭제됐다.

이에 21일 오후 2시, 과거사 피해 당사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제2기 진화위에 촉구하는 바를 발표하고 927일 동안 계속됐던 국회 앞 형제복지원 농성장 해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국회 앞에서 개최했다.

진화위는 일제 강점기부터 제6공화국까지 약 100년의 과거사를 조사해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돕고, 가해자에게는 감형 등 법적·정치적 화해 조처를 건의하는 국가기구다.

2010년 활동을 종료한 1기 진화위는 짧은 신청 기간과 조사 기간, 후속조치 미비 등으로 아쉬움을 남긴채 해산했다.

그동안 피해 당사자들과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0여년 간 2기 진화위 구성을 촉구해 왔다.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5월 5일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최승우 씨가 국회의원 회관 위에서 단식·고공농성 투쟁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일 극적으로 여야가 합의해 천신만고 끝에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이번 과거사법 개정안은 기존 발의안보다 크게 축소됐다.

▲진화위 구성위원 축소(15인에서 9인) ▲비공개 가해자 청문회 ▲조사기간 축소(최대 6년에서 4년) 뿐만 아니라 ▲피해자 배상 조항이 빠진 점 또한 지적되고 있다.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이날 “과거사법 통과까지 10년이 걸렸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가 국회 앞에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927일째다”며 “시간은 모질고 매몰찼지만 세상에 목소리를 내고, 국가폭력의 책임을 따져 물을 수 있었던 것은 아픔을 공감하는 따뜻한 시선, 곁을 지켜준 연대의 손길 덕분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사법이 우여곡절 끝에 일부 조항이 삭제돼 유감스럽지만,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실현하겠다고 한 문재인 정부에서 출범할 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준비에 매진하려 한다”며 “이에 제2기 진화위가 과거 국가폭력 사건들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기를 촉구하며 형제복지원 농성장을 해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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