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없으면 선거운동 출발부터 불리… 선거법 개정 촉구

선거에서 명함을 돌릴 수 있는 대상은 후보자 외 배우자 및 직계존속으로 제한한 선거 규정을 개정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우자가 없는 1인 가구 후보는 상대적으로 선거운동 출발점부터 불리하기 때문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의 명함을 배포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똑같이 제한해야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당과 젠더정치연구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유니브페미,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는 9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현행 선거법 60조 32항 1에는 예비후보자의 직계존비속이 명함을 시민들에게 교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 조항에 근거한 선거법 93조의 경우에도 본 선거 기간 후보자가 직계존비속과 명함을 시민들에게 교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식이 많거나 부모, 조부모가 존재하는 후보자들은 이러한 조항 때문에 그렇지 못한 후보자보다 더 많은 명함을 시민들에게 교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인당 100장의 명함을 교부할때 가족이 없는 예비후보 A는 혼자 100장을 돌리게 된다.

가족이 3명이 있는 B후보는 후보 자신 포함 400장의 명함을 돌릴 수 있다.

또한 선거법 68조의 경우 후보자와 그 배우자(배우자 대신 후보자가 그의 직계존비속 중에서 신고한 1인을 포함한다)가 후보의 사진 및 기호가 포함된 어깨띠 및 소품을 착용할 수 있다.

105조도 68조와 마찬가지로 배우자(배우자 대신 후보자가 그의 직계존비속 중에 신고한 1인을 포함한다)가 선거구민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제한 인원인 5명에 포함되지 않아 더 많은 사람들과 선거운동을 진행할 수 있다.

기본소득당과 젠더정치연구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유니브페미,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는 9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에서 명함을 돌릴 수 있는 대상은 후보자 외 배우자 및 직계존속으로 제한한 선거 규정을 개정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배우자가 없고, 직계존비속이 다양한 사유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의 후보자는 이 두 조항에 의해 차별을 경험하게 된다.

지난 2016년 9월 29일, 당시 국회의원 후보였던 하윤정씨의 선거법에 대한 헌법 소원이 받아드려져 배우자 이외 지정 1인도 시민들에게 명함을 교부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그러나 선거법 63조 2의 직계존비속이 명함 교부가 가능하게 만든 조항은 개정되지 않았고, 관련 법 조항과 비슷한 맥락에 놓여있는 68조와 105조는 개정되지 않았다.

당시 헌재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선거의 과열 및 후보자 간의 정치·경제력 차이에 따른 기회불균등을 방지하고자 후보자와 동일시할 수 있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으로 그 주체를 제한한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한국의 가구 형태도 변화됐다. 1인 가구가 30%를 차지하고, 열 가구 중 한 가구가 한 부모 가정이다.

지난주 모 인터넷신문사가 18세에서 20세까지의 전국 남녀 1000명에게 조사했을 때, 42%가 아예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기본소득당 은평(을) 신민주 후보는 이날 “이 선거법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존재는 양 부모가 모두 살아있고, 이혼하지 않았으며, 자식이 많은 후보자”라며 “정작 젊거나 소위 사회에서 ‘정상적’인 가족을 구성하지 않고 있는 이들에게 국회에 진입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룰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기본소득당 고양(갑) 신지혜 후보는 “국회의원 평균 나이 59세, 자식이 성인이 된 지금의 국회의원에게만 유리한 선거법입니다. 청년에게, 1인가구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선택한 사람에게 불평등한 선거법”이라며 “배우자를 포함해 직계존비속이라는 이유로 명함을 배포할 수 있게 하는 선거법을 바꾸는 안을 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선관위 측 관계자는 “서울 선관위가 (선거법)문제가 있다고 해서 바로 개정안을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법 개정에 대해 중앙 선관위 등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며 “최종 결정권은 의회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