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을 위한 힘찬 발걸음, 정신질환자 커뮤니티 케어

박미옥(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 부회장)

최근 <기생충>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올라 이슈가 되자 지자체에서는 영화의 주요 배경들을 관광 상품화 하겠다고 나서고, 정치권에서는 감독의 기념관 및 동상 설치 공약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의 삶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1월 10일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추진해 오던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 선도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였고, 이후 선도 사업 지자체를 선정하며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초기에는 많은 관심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이 사업이 과연 돌봄 대상자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지원하고 있는지, 평가해볼 지점들이 많은 것 같다.

정신질환자 대상 커뮤니티 케어는?

커뮤니티 케어는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모델로서 상징성을 가지며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는 본인이 살아가고자 하는 지역에서 그들이 요구하는 서비스와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돌봄‧독립생활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노인 대상 5곳(광주광역시 서구, 경기도 부천시, 충청남도 천안시, 전라북도 전주시, 경상남도 김해시), 장애인 대상 2곳(대구광역시 남구, 제주도 제주시), 정신질환자 대상 1곳(경기도 화성시), 이렇게 총 8개 지자체에서 2019년 6월부터 커뮤니티 케어 선도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년간의 선도 사업은 2026년 커뮤니티 케어의 보편적 제공을 앞두고 지역의 실정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발굴·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이 글에서 정신질환자 대상 커뮤니티 케어를 살펴보고자 한다.

‘정신질환자 대상 커뮤니티 케어’의 대상군은 정신의료기관 입원 치료를 마치고 증상이 호전되어 지역사회 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자, 집이나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으나 경증·초기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서비스 미제공 시 질환의 악화 또는 입원이 우려되는 자이다. 이 사업의 주요 내용으로는 정신건강서비스 확충, 읍·면·동 주민센터 케어안내창구의 돌봄 계획 및 사회서비스 연계, 장기 입원자의 퇴원 후 주거 및 지역사회 자립지원주택 설치, 장기 입원자와 사회적 입원 대상자의 지역사회 퇴원 지원 연계실 설치, 권익 지원을 위한 절차보조인 제도 도입, 동료지원가 활동 지원 등이 있다.

정신질환자 커뮤니티 케어 선도 사업은 경기도 화성시 1개 지역이 선정되었는데, 이 지자체는 ‘정신장애인과 함께 사는 도시-지역 돌봄의 하모니를 할 줄 아는 도시, 화성시’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장기 입원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복귀 기반 조성, 방치된 정신질환자를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의 구현, 정신질환자의 지역 안착을 위한 정책 대안 마련이라는 ‘3개의 목표’를 설정하고, 각각의 세부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해당 선도 사업의 총 예산은 9억7천496만 원인데, 이 정도의 규모로 정신질환자 커뮤니티 케어 선도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지역사회의 포용과 지원이 중요하다!

최근 정신질환자의 입원기간이 감소하고 있으나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입원기간은 145.7일이다. 이는 영국(37.7일), 멕시코(29.9일), 독일(25.1일), 프랑스(22.7일), 스웨덴(16.1일) 등 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매우 길다. 우리나라의 경우 입원의 장기화가 도드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진주(4월 17일), 창원(4월 23일), 칠곡(4월 26일), 부산(4월 27일 경) 등에서 정신질환자들에 의한 범죄가 잇달아 일어났다. 그리고 이들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과 치료가 불충분하여 이런 사건들이 일어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 사회적 배제는 그들로 하여금 치료를 기피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다. 게다가 정신질환자가 퇴원하면 보호의무자의 돌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사회적 돌봄 대안도 충분하지 않다. 각종 서비스가 병렬적 구조로 파편화되어 있고, 케어는 주로 가족의 몫이다. 가족이 각종 서비스의 정보와 내용을 스스로 찾아보고 이용해야만 하는 구조로 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 중심의 정신건강서비스만 주로 제공되고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2017년 12월말 기준으로 정신의료기관은 1,554개소, 정신요양시설 59개소이며, 지역사회 재활기관으로는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16개소,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227개소,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50개소, 정신재활시설 349개소 등이 있다.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는 시·군·구 단위의 지자체별로 1개소가 설치되어 있어 지역사회 내 정신질환의 예방, 상담, 사례관리, 지역사회정신건강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낮 동안 지속적으로 재활훈련 및 돌봄을 제공하고 사례관리, 직업재활, 자립생활훈련 및 지원, 다양한 집단활동과 여가활동, 평생교육 등 삶의 전반적인 영역을 지원하는 정신재활시설은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 국가정신건강 현황 4차 예비조사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229개 시·군·구 중 정신재활시설이 있는 시·군·구는 124개, 시설 자체가 없는 시·군·구도 105개에 이른다. 지역사회에서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대체하고 장기 입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신재활서비스는 정신장애인들에게 항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을 제공하고, 사회적 만남 속에서 자신의 삶을 위한 동기·목표를 제공하며,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하고 지원한다.

주거 지원이 중요한 이유

정신질환자들은 질환의 특성상 장기 입원이나 반복적 입원 과정에서 사회적 단절이나 주거 불안을 경험한다. 정신질환자는 주거를 포함한 삶의 여러 영역에서 다른 장애 집단에 비해 높은 수준의 사회적 배제로 지역생활 기반 확보에 취약하다. 주거는 지역사회로 이행하는 데 핵심적인 조건이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가족들의 거부나 관계 불화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삶을 도모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가 바로 주거이기 때문이다.

주거권은 거주를 위해 필요한 기본 요소로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자립을 바라보는 시각은 온도 차이가 크다. 주로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자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지나친 간섭은 불필요하지만 지역사회 내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일상생활 기술 습득은 최우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들은 주거와 함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생활적인 부분이 스스로의 선택이고 별도의 일상생활능력을 갖추는 것이 거추장스럽다고 여기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실패하면서 배우게 되는 ‘지역사회 재활 도전의 기회’가 차단되기도 한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장애인 가구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는 9.3%로 나타났으며, 정신장애인은 16%로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재가 장애인 중 집을 자가로 소유하고 있는 비율은 62.3%인데 비해, 정신장애인은 49.2%로 15개 장애 유형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생활을 하면서 일반 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정신장애인 중 ‘원하는 삶의 형태’에 대한 응답을 살펴보면, ‘혼자 살고 싶음’이 13.4%였고, ‘가족과 함께 살고 싶음’ 80.4%, ‘국가·사회로부터 일상생활지원을 받으며’가 6%로 나타났다.

당사자 활동 지원과 ‘절차 보조 사업’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억압의 배경에는 전문가 중심의 일방적 의사 결정과 정신의학 중심의 ‘의료 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정신장애인들 스스로가 이를 직접 바로 잡아야 한다는 움직임, 즉 ‘정신장애인 당사자 운동’이 1970년대에 등장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주의는 기존의 정신의학 지식에 기초한 의학 모델이나 재활 모델과 실천적 접근에 있어서 결이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즉, 환자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서 정신장애인의 능력과 잠재력에 대한 신뢰, 서비스에 대한 선택의 권리와 책임감을 강조한다. 이들은 경험 전문가로서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전문가들과 함께 파트너십을 이루어 실천해 나간다.

 
보건복지부는 ‘비자의 입원’을 한 정신질환자의 의사 결정 지원으로 ‘절차 보조 사업’을 서울, 경기, 부산 등 3개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각 지자체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한다. ‘침묵의 소리’는 부산광역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절차 보조 사업’의 협력기관으로 전문가와 당사자가 협업하여 안정적으로 ‘절차 보조 사업’ 운영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동료지원가 역량 강화를 위한 리더십 교육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신건강 현장의 공존을 위한 실천들

보건복지부에서는 분절된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체계를 개선하고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는 통합적 정신건강관리체계 모형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자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 지역사회 중심 모형 개발 연구’를 2019년 11월 실시하였고, 올해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비 150억 원을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예산으로 편성하였다. 광주광역시에서 시행했던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을 전국 7개 지역(광주, 부산, 대전, 경기, 전남, 경북, 제주)으로 확대한 것이다. 특히, 부산은 정신재활시설에 정신질환자 당사자 지원을 위한 통합복지사업 예산으로 1억9천2백만 원을 편성했다. 이는 타 지자체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선도적인 방법인데, 그동안 정신장애인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 경험에 대한 실천적 성과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2008년부터 2010년 3년간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에서는 ‘당사자 리더 양성 사업’을 지원(사회복지 공동모금회 후원)하였고, 이후 부산에서 정신재활시설이 협력하여 외부 펀드를 받아 ‘침묵의 소리’라는 당사자 활동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20년 1월, 침묵의 소리는 부산광역시로부터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증을 교부 받았다. 향후 당사자와 전문가의 협력 모델로 당사자 운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는 가족에 대한 정보 제공과 교육을 위해 부산시 정신재활시설(아미정신건강센터, 부산소테리아하우스, 송국클럽하우스, 컴넷하우스)에 소속된 가족들이 ‘가디언스 클럽’을 결성하여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의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실천은 정신건강복지법 제4장(복지서비스의 제공) 제38조에 대한 경험적 증례이다.

지역에서 살아가다!

정신질환이 발병하였을 때 가족이나 전문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는 입원이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입·퇴원의 반복으로 인해 정신장애인들은 지역에서 살아갈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정신장애인에게 적절한 지역사회 서비스와 각종 자원들이 제공된다면 지역에서 충분히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런 사실은 현장의 경험과 더불어 증거 기반의 여러 실천적 연구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커뮤니티 케어가 지향하는 당사자의 인권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어 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공존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제언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사회 돌봄 인프라를 확장하고 강화해야 한다. 정신건강서비스 제공 인프라가 취약하며 분절적 서비스 제공 체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사회통합과 회복 지향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된다. 정신질환자가 퇴원하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 낮 동안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여주고, 당사자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역에서 치료받지 못하거나 퇴원하는 정신질환자들을 위해 사례관리와 재활서비스 등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회복을 지원하는 정신재활시설의 확충은 전국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정신질환을 치료함에 있어 지역에 거주하는 정신질환자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당면하였을 때 입원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문제로 언급된 바 있다. 입원 치료를 마치고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 정신질환자의 쉼터로써 기능할 수 있도록 최근 경기도에 설치된 3개소의 ‘지역사회 전환 시설’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둘째, 정신건강복지법 제4장의 ‘복지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제33조~38조에서는 복지서비스의 개발, 고용 및 직업재활 지원, 평생교육 지원, 문화‧예술‧여가‧체육활동 지원, 지역사회 거주‧치료‧재활 등 통합 지원, 가족에 대한 정보 제공과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정신장애인의 삶의 변화를 위한 복지서비스의 성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모델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현장의 근거 기반 실천들을 널리 보급해야 한다.

또 지역사회 거주와 관련하여 아동양육시설이나 모자 및 미혼모시설에서 자립 시 제공되는 자립정착금처럼 정신장애인들에게도 이것이 지급된다면, 장기간 입원한 정신질환자 중 퇴원이 가능한 대상자들을 지역사회로 복귀시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정신건강복지 기본 계획 수립 과정에 반드시 현장 전문가와 당사자가 연구진에 포함되어야 한다. 정신건강복지법 제7조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5년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국가의 기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내 정신건강 현황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반으로 기존 정책의 추진 과제를 평가하고 정책 과제를 새롭게 발굴·수립을 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구체성 높은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당사자, 가족,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돼야 한다.

넷째,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힘을 실으려면 정신건강복지법 제7장 제78조 ‘단체·시설의 보호·육성 등’을 제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필요한 비용을 보조해 주어야 한다. 정신건강 분야는 전문가주의가 팽배하기 때문에 당사자 단체가 자생적으로 생기고 유지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장애인 당사자주의에서 말하는 당사자는 장애를 가진 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포함한다. 여기에는 장애인을 대변하는 가족, 장애인의 이익과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 재활과 자립을 돕는 전문가 집단, 자립과 자활을 위한 행정조직과 구성원 등이 포함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신질환 당사자 단체를 지원하는 지역사회 정신보건 실천가의 전략·태도·지식은 당사자 운동의 향방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다섯째, 정신질환 편견 해소와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접근들이 필요하다. 2019년 6월 13일 EBS 다큐시선 ‘우리는 조현병 당사자입니다.’가 방영되었다. 당시 흉흉한 사건·사고가 이목을 끌고 있던 가운데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 수작(秀作)이었다.

2020년 정신건강복지 관련 예산 중 정신질환 편견 해소 및 인식 개선을 위한 예산은 2억 원이다.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이다. 전년 대비 정신건강복지예산이 12% 증가하였으나 이 부분은 늘어나지 않았다. 정신질환자와 관련된 사건·사고는 방송을 통해 바로 노출되므로 더 큰 편견과 낙인의 부정적 영향을 준다. EBS 다큐시선의 경우처럼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거나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돕는 내용 또는 공익방송의 캠페인 등을 통해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이탈리아는 40년 전 ‘바실리아법’을 통과시키고 지역사회 치료 시스템을 만들었다. 유럽에서 가장 뛰어난 지역 시스템을 만드는 데 오랜 시간에 걸쳐 당사자와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접점을 늘려왔다. 소외와 배제가 없는 지역사회 건설을 위해 전 사회적 협력을 이끌어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실천함에 앞서 ‘우리의 지역사회는 건강한가?’라는 고민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사회로부터 배제당하고 있는 이웃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이 복지국가의 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커뮤니티 케어의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대로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포용적 복지국가‘로 가는 진정한 의미의 힘찬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야 정치권은 배제와 차별 없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구체적으로 공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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